블로그 · 매거진 스타일 졸업앨범
매거진 스타일 졸업앨범이란
앨범을 펼치면 두 페이지가 한 번에 눈에 들어옵니다. 제작사양서에 판형과 페이지 수가 정해지고 나면, 그 뒤의 편집은 늘 펼침면 단위로 갑니다. 시안을 볼 때도 한 장씩이 아니라 펼친 상태로 봐요.
사람은 앨범을 한 페이지씩 보지 않으니까요.
이 당연한 사실에서 편집 방식이 갈립니다.

격자에 채운 앨범과 흐름이 있는 앨범
오래 쓰인 방식은 격자입니다. 한 페이지를 같은 크기 칸으로 나누고 사진을 채워 넣는 구성이에요. 많은 사진을 넣을 수 있고 만들기도 빠릅니다.
문제는 시선이에요. 크기가 같으면 어디를 먼저 봐야 할지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눈이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훑고 지나가요.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고, 빨라진 만큼 기억에 남는 게 줄어듭니다.
매거진 방식은 크기를 다르게 둡니다. 펼침면에 큰 사진 하나를 두고, 나머지를 작게 배치해요. 그러면 눈이 큰 사진에서 한 번 멈춥니다. 그 멈춤이 페이지의 속도를 만들어요.
매거진 스타일 졸업앨범이란, 사진을 더 예쁘게 보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펼침면 안에서 볼 순서를 정해주는 편집 방식입니다.
여백은 비어 있는 게 아니다
앨범에서 여백은 남은 자리가 아니라 옆 사진을 크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시안을 보시면 비어 있는 자리에 사진을 더 넣을 수 없느냐는 이야기가 자주 나와요.
넣을 수는 있습니다. 다만 여백이 사라지면 큰 사진도 커 보이지 않아요. 크기 차이는 옆이 비어 있을 때만 느껴지거든요.
저는 이 부분을 시안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말씀드립니다.
여백을 채운 시안을 다시 열어보면 금방 알게 됩니다. 아, 큰 사진이 커 보이지 않는구나.
물론 한계도 있습니다. 여백을 쓰면 같은 페이지 수에 들어가는 사진 수가 줄어요. 학교 인원이 많고 페이지 수가 정해져 있으면 격자 쪽이 현실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짜입니다
펼침면 하나를 짤 때 저는 먼저 그 두 페이지의 주인공을 정합니다. 단체 컷일 수도 있고, 그날 제일 잘 나온 표정 하나일 수도 있어요.
주인공이 정해지면 나머지는 그걸 받쳐주는 자리가 됩니다. 같은 장면의 다른 각도, 앞뒤 순간, 배경이 비슷한 컷. 이런 것들이 주변으로 들어가요.
색도 펼침면 단위로 봅니다. 왼쪽이 실내 형광등 아래고 오른쪽이 한낮 운동장이면, 같은 면인데 색이 튀어요. 촬영할 때부터 이 차이를 생각해두면 편집이 편해집니다.
교실 창으로 드는 겨울빛과 강당 조명은 색이 다릅니다. 이런 컷들을 한 면에 붙이면 보정으로도 완전히 맞추기 어려워요.
순서도 펼침면 단위로 봅니다. 앨범을 넘기다 보면 비슷한 구성이 계속 나오는 구간이 생기는데, 그때 눈이 지칩니다. 큰 사진이 연달아 나오면 무겁고, 작은 사진만 이어지면 밋밋해져요.
그래서 편집할 때는 면을 하나씩 완성하기보다 몇 면을 늘어놓고 흐름을 봅니다. 학년 전체가 한 권 안에서 어떤 리듬으로 넘어가는지를 보는 거예요.
이 작업은 사진을 다 고른 뒤에 하는 게 아니라, 고르는 단계부터 같이 갑니다. 어느 면에 들어갈지 정해지지 않은 사진은 좋은 사진이어도 자리를 못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종이 위에서 여백은 또 달라집니다
화면에서 시원해 보이던 여백은 인쇄물에서 조금 가라앉습니다. 모니터의 흰 여백은 스스로 빛을 내지만, 종이의 흰 여백은 빛을 받아서 밝아집니다.
여기까지는 화면 이야기이고, 실제 인상은 종이에서 한 번 더 달라지는 셈이에요.
용지에 따라서도 갈립니다. 매트 계열 종이는 여백이 부드럽게 앉고, 코팅지는 빛을 되쏘아서 여백이 더 밝게 뜹니다.
교정지를 펼쳐놓고 형광등 아래에서 한 번, 창가에서 한 번 봅니다. 같은 면인데 여백의 인상이 달라요.
그래서 시안 단계에서 여백을 줄일지 말지는 화면만 보고 정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종이가 정해졌다면 그 종이로 한 면만 뽑아보는 게 가장 빠릅니다.
우리 학교에 맞는지 정하는 순서
이 방식을 쓸지 말지는 취향 이전에 계산입니다. 순서가 있어요.
먼저 학년 인원을 봅니다. 그다음 예정 페이지 수를 봅니다. 이 둘을 나눠보면 한 면에 몇 명이 들어가야 하는지가 나옵니다.
그 숫자가 빡빡하면 전면 적용은 어렵습니다. 여백을 넣을수록 들어가는 사진이 줄어드니까요.
시안 첫 면을 짜다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건 디자인이 아니라 페이지 수에서 갈렸구나.
지면 구성보다 앞에 놓이는 게 컨셉입니다. 무엇을 남길지가 정해져야 어느 면을 크게 쓸지도 정해져요. 그 순서는 졸업앨범 컨셉에 적어뒀습니다.
반별로 지면을 나눠 쓰는 방식이 궁금하시면 우리 반만의 졸업앨범 쪽도 함께 보시면 됩니다.
인원과 페이지로 판단이 서지 않으시면 졸업앨범 상담 안내에 무엇부터 보면 되는지 적어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매거진 스타일 졸업앨범이란 무엇인가요? 사진을 같은 크기 격자에 채우는 대신, 펼침면마다 크기와 여백을 달리해 보는 순서를 만드는 편집 방식입니다.
사진이 적게 들어가지 않나요? 같은 페이지 수라면 줄어듭니다. 학년 인원이 많으면 페이지를 늘리거나 격자와 섞는 방식으로 조정합니다.
비용이 더 드나요? 편집 시간이 늘어 디자인 비중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인쇄 사양이 같으면 인쇄비 자체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에 맞는지 어떻게 아나요? 학년 인원과 예정 페이지 수를 먼저 보면 됩니다. 인원 대비 페이지가 빠듯하면 전면 적용이 어렵습니다.
격자와 섞어도 되나요? 됩니다. 개인 컷 면은 격자로 정리하고 행사·일상 면만 매거진식으로 두는 구성이 실제로 많이 쓰입니다.
취향이 아니라 조건입니다
매거진 스타일은 유행하는 디자인 이름이 아니라, 펼침면에서 무엇을 먼저 보게 할지 정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 방식을 쓸지 말지는 취향보다 조건으로 정해집니다. 인원과 페이지 수를 먼저 보고, 남는 여유가 있으면 그때 흐름을 넣는 순서예요. 여유가 없다면 격자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편이 앨범 전체로는 낫습니다.
글쓴이: 안영강 · 폴라스튜디오 대표, 현장 촬영 디렉터. 촬영부터 인쇄·제본까지 졸업앨범을 직접 만들어 온 사람입니다. 관련 글: 요즘 졸업앨범, 무엇이 달라졌나 · 졸업앨범 가격은 무엇으로 정해질까 · 졸업앨범 제작 기간 · 우리 반만의 졸업앨범 · 졸업앨범 상담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