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졸업앨범 제작 기간
졸업앨범 제작 기간을 늘리는 것들
촬영이 끝난 다음 주쯤이면 같은 전화가 옵니다. 언제쯤 나오나요.
제작사양서에 같은 사양이 적혀 있어도 학교마다 걸리는 시간은 다릅니다. 그래서 당연한 질문인데 답하기가 늘 조심스러워요. 기간을 숫자로 먼저 말하면, 그 숫자가 약속처럼 남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제작 기간을 늘리는 건 인쇄기 속도가 아닙니다.

"얼마나 걸리나요"라는 질문에 제가 되묻는 것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은 납기를 맞출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대개 되물어요. 시안 나오면 학교에서 며칠 안에 확인해주실 수 있으세요?
이렇게 물으면 잠깐 당황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업체에 물었는데 학교 일정을 되물으니까요. 하지만 이 답이 사실상 제작 기간의 절반을 정합니다.
졸업앨범 제작 기간이란, 업체가 작업하는 시간과 학교가 확인하는 시간을 더한 값입니다. 앞쪽만 계산하면 늘 어긋나요.
촬영 다음에 남아 있는 단계들
촬영이 끝나면 선별, 보정, 디자인, 시안 확인, 인쇄와 제본, 납품이 순서대로 남습니다.
먼저 선별입니다. 찍은 컷 중에 쓸 것을 고르는 작업이에요. 학급 수가 많으면 이 단계부터 길어집니다.
다음이 보정이고, 그다음이 디자인입니다. 이때 앨범의 배치와 흐름이 만들어져요. 여기까지가 업체 몫입니다.
그리고 시안 확인. 학교가 보고 고칠 것을 알려주는 단계입니다. 이 왕복이 한 번으로 끝나느냐 세 번이 되느냐에 따라 전체 일정이 달라집니다.
확인이 끝나면 인쇄와 제본, 납품이 남습니다. 이 뒤로 넘어간 파일을 되돌리려면 그 앞 단계부터 다시 밟아야 해요. 그래서 앞의 확인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인쇄에 넘어간 뒤에 남는 시간
파일을 넘기고 나면 학교 쪽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 구간에도 시간이 꽤 듭니다.
먼저 교정지가 나옵니다. 화면에서 보던 색과 종이에 앉은 색이 다르게 보이는 지점을 여기서 잡아요. 같은 파일인데 용지가 바뀌면 색이 또 달라집니다.
다만 교정지는 확인하는 자리지 고치는 자리가 아니에요. 이 단계에서 내용을 되돌리면 조판부터 다시 밟아야 해서 일정이 그만큼 뒤로 밀려요.
인쇄된 지 얼마 안 된 종이에서는 잉크 냄새가 옅게 올라옵니다. 그 냄새가 가실 즈음에야 제본으로 넘어가요.
제본기 돌아가는 소리는 규칙적입니다. 그 소리가 이어지는 동안은 아무것도 고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해요.
인쇄 색이 시안과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졸업앨범 인쇄 색감에 따로 적어뒀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덧붙이면, 이 뒤 구간은 학교가 줄일 수 있는 시간이 아닙니다. 학교가 줄일 수 있는 건 그 앞의 확인 구간뿐이에요.

기간을 늘리는 세 가지 지점
첫째는 학교 응답 속도예요. 방학이나 시험 기간에 시안이 나가면 확인이 며칠씩 밀립니다. 저는 시안 일정을 잡을 때 학사일정을 같이 봅니다.
둘째는 수정 요청이 뒤늦게 몰리는 경우. 1차 확인 때 지나갔던 부분이 인쇄 직전에 나오면, 그 시점의 하루가 초반의 사흘보다 비쌉니다.
셋째는 성수기입니다. 졸업 시즌에는 인쇄와 제본이 몰려요. 같은 사양이라도 12월과 2월의 대기가 다릅니다. 시즌을 피할 수 없다면, 촬영을 앞으로 당기는 쪽이 현실적인 해법이에요.
세 가지 중에 학교가 손댈 수 있는 건 앞의 둘입니다. 세 번째는 달력이 정하는 일이라 앞당기는 수밖에 없어요.
일정이 빠듯한지 아닌지 가늠이 안 되시면 졸업앨범 마감 일정에 졸업식에서 거꾸로 세는 방법을 적어뒀습니다.
그럼 학교는 뭘 하면 되나요
이 질문을 받으면 저는 두 가지를 말씀드려요.
하나는 시안을 볼 사람을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여러 선생님이 돌아가며 보면 의견이 모이는 데 시간이 걸리고, 나중에 서로 다른 수정 요청이 오기도 해요. 최종 판단을 할 한 분이 정해져 있으면 왕복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다른 하나는 무엇을 볼지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시안이 오면 막상 어디를 봐야 할지 몰라 시간을 씁니다. 저는 세 가지를 먼저 보시라고 해요. 이름 표기가 맞는지, 빠진 학생이 없는지, 같은 사진이 두 번 들어가지 않았는지.
이 세 가지가 인쇄 후에 가장 되돌리기 어려운 항목입니다. 배치나 색감은 취향이 갈리지만, 이름과 누락은 명백한 사고입니다.
시안 회신이 늦어질 때 저는 대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담당자를 정해뒀어야 했는데.
그래서 요즘은 계약할 때 그 자리를 먼저 여쭙습니다. 시안이 나가면 누구에게 보내면 되는지.
그럼 디자인은 언제 보느냐고 물으실 수 있어요.
그건 두 번째로 보시면 됩니다.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고, 그다음에 보기 좋은지를 보는 순서예요. 순서를 바꾸면 예쁜 시안에 만족했다가 이름 오타를 인쇄 후에 발견하는 일이 생깁니다.
자주 묻는 질문
졸업앨범 제작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학급 수, 페이지 수, 인쇄 사양, 학교 확인 속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계약 전 학교 조건을 기준으로 산정받는 것이 정확합니다.
촬영이 끝나면 바로 인쇄에 들어가나요? 아닙니다. 선별·보정·디자인·시안 확인을 거친 뒤 인쇄합니다. 확인 단계가 끝나야 인쇄가 시작됩니다.
제작 기간을 줄이는 방법이 있나요? 학교 쪽 확인을 빠르게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시안 검토 담당자를 미리 정해두면 왕복이 줄어듭니다.
인쇄에 넘어간 뒤에도 수정할 수 있나요? 어렵습니다. 인쇄 이후 수정은 사실상 재인쇄라서 일정과 비용이 다시 발생합니다.
시안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나요? 이름 표기, 누락된 학생, 사진 중복 세 가지를 먼저 봅니다. 디자인과 색감은 그다음에 보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확인이 오가는 구간
제작 기간을 물을 때 우리는 보통 업체의 속도를 묻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일정을 흔드는 건 확인이 오가는 구간이에요.
그래서 계약 단계에서 시안 확인 횟수와 학교 담당자를 함께 정해두시는 걸 권합니다. 촬영 시기를 졸업식에서 거꾸로 계산하는 방법은 졸업앨범 촬영 시기 글에 따로 적어뒀어요.
납품일이 다가올 때마다 확인하는 것도 늘 같습니다. 그 왕복이 몇 번 남았구나.
우리 학교 조건에서 어느 구간이 빠듯한지 함께 짚어보는 순서는 졸업앨범 상담 안내에 적어두었습니다.
글쓴이: 안영강 · 폴라스튜디오 대표, 현장 촬영 디렉터. 촬영부터 인쇄·제본까지 졸업앨범을 직접 만들어 온 사람입니다. 관련 글: 졸업앨범 촬영 시기 · 졸업앨범 업체 고르는 법 · 졸업앨범 가격은 무엇으로 정해질까 · 졸업앨범 상담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