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졸업앨범 인쇄 색감
졸업앨범 인쇄 색감이 다른 이유
시안 화면에서 보던 색과 손에 든 앨범의 색이 다릅니다. 앨범이 나온 뒤에 가장 늦게 도착하는 질문이에요. 제작사양서에 용지와 코팅까지 다 적어둔 학교에서도 나오더군요.
늦게 올 수밖에 없습니다. 인쇄물은 다 만들어진 뒤에야 눈에 들어오니까요.

학교가 기대한 색과 인쇄물에서 벌어지는 일
시안을 확인할 때 학교가 기대하는 건 단순해요. 이 화면 그대로 나오는 것.
그런데 앨범이 도착하면 톤이 한 겹 내려앉아 있습니다. 교복 남색은 화면에서보다 어둡고, 운동장 잔디는 덜 선명해요.
사진이 바뀐 게 아닙니다. 보는 방식이 바뀐 거예요.
졸업앨범 인쇄 색감이 화면과 다른 이유는, 화면은 빛을 내고 인쇄물은 빛을 되받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화면은 빛을 내고, 앨범은 빛을 되받는다
모니터와 휴대폰은 뒤에서 빛이 나옵니다. 그래서 밝은 파랑이나 형광에 가까운 초록도 눈에 그대로 꽂혀요.
종이는 그렇게 못 합니다. 방 안의 빛을 받아서 되돌려 보낼 뿐이라, 화면이 내던 그 밝기까지는 올라가지 않아요.
차이가 크게 드러나는 자리는 2가지입니다. 짙은 남색과 쨍한 초록. 교복과 운동장이고, 졸업앨범에 제일 많이 나오는 색이죠.
그래서 저는 시안을 볼 때 화면 밝기를 낮춰두고 봅니다. 화면이 밝을수록 인쇄물에서 멀어지거든요.
종이와 조명이 나머지 차이를 만든다
용지도 색을 바꿉니다. 잉크가 종이에 조금 스며들어서, 같은 데이터라도 종이에 따라 진하기가 달라져요.
표면도 그렇습니다. 무광 종이는 차분하게 가라앉고, 유광은 대비가 세게 올라옵니다.
조명은 한 번 더 흔들어요. 교실 형광등 아래에서 본 앨범과 거실 노란 등 아래에서 본 앨범은 같은 인쇄물인데 다르게 보입니다.
새 앨범을 열면 잉크 냄새가 먼저 올라오고, 하드커버가 묵직해 창가로 들고 가 펼치는데, 그 빛이 또 색을 바꿉니다.
사양서에 적힌 종이가 색의 범위를 정합니다
용지 이야기는 감이 잘 안 오실 수 있는데, 실제 사양서에는 이게 다 적혀 있습니다.
공개된 학교 사양서를 보면 "내지 – 수입지(아르떼) 180g/m2", "면지 - 레쟈크지 180g", "인쇄 – 옵셋 칼라 4도 인쇄"처럼 종이 이름과 두께, 인쇄 방식까지 명시돼 있어요. 다른 학교 문서에는 "속지 : 옵셋 양면 칼라 인쇄 / 표지 : 실크 인쇄"로 나뉘어 적혀 있습니다. (출처: 울산광역시교육청 공개 첨부문서 / 나라장터 공고문)
이 줄들이 곧 색의 조건입니다. 같은 데이터를 넘겨도 어느 종이에 앉히느냐에 따라 앉는 자리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색 이야기를 하실 때 견적서의 용지 항목을 같이 펼쳐놓으시면 좋습니다. 종이가 정해지면 색의 폭도 거기서 정해져요.
화면에는 이런 일이 없어요. 어디서 보든 화면은 자기 빛으로 버팁니다.
"우리 애 얼굴색이 왜 이래요"
피부톤은 사람이 제일 예민하게 보는 색입니다. 다른 색이 조금 틀어진 건 넘어가도, 얼굴색은 바로 알아채요.
그래서 우리 애만 얼굴이 누렇게 나온 것 같다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자주 나옵니다.
체육관이나 복도처럼 실내 조명이 섞이는 자리에서 찍은 컷이 특히 그래요. 그 조명색이 얼굴에 얹힌 채 인쇄로 넘어가면 종이 위에서 더 진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촬영 단계에서 한 반의 컷을 되도록 같은 빛 아래에서 끝내려고 합니다. 나중에 보정으로 맞추는 것보다 처음부터 안 섞는 쪽이 확실합니다.

시안 단계에서 색을 잡는 방법
색 이야기는 시안을 볼 때 다 해두는 게 좋습니다.
먼저 화면끼리 비교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담당 선생님 모니터, 행정실 노트북, 학부모 휴대폰은 같은 파일을 각각 다른 색으로 보여줘요. 어느 화면이 맞는지 다투는 건 답이 안 나와요.
대신 종이로 뽑은 견본을 놓고 이야기하면 정리가 빨라집니다. 2~3장만 놓고 봐도 충분해요. 여러 사람이 같은 조명 아래에서 함께 보면 더 좋고요.
기준으로 삼을 컷도 미리 정해둡니다. 교복 남색, 얼굴색, 운동장 잔디. 이 3가지가 맞으면 나머지는 대체로 따라옵니다.
전부를 맞추려 들면 시안 확인이 끝나지 않아요. 어디를 맞추고 어디를 양보할지 정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인쇄 직전에 한 번 더 보는 단계
시안과 인쇄 사이에 단계가 하나 더 있습니다.
사양서에는 "편집이 완료되면 인쇄에 들어가기 전에 '가판앨범'을 수요자에게 제출"한다는 조항이 있어요. 가제본한 형태로 한 번 확인받는 절차입니다. (출처: 나라장터 공고문)
이 조항이 계약에 들어 있으면 색을 마지막으로 붙잡을 자리가 하나 더 생깁니다. 없으면 화면 시안 확인이 곧 마지막이 되고요.
계약서에 이게 있는지부터 보시면 됩니다.
색을 어디까지 조정할 수 있는지, 그 범위를 계약 단계에서 어떻게 적어두는지는 졸업앨범 마음에 안 들면에 정리해뒀어요.
표지는 본문과 따로 움직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표지 색은 본문 색과 같이 오지 않습니다.
표지는 다른 종이에 따로 인쇄되고 코팅이나 형압 같은 후가공을 한 번 더 거칩니다. 무광 코팅은 색을 한 톤 눌러 앉히고, 유광은 반대로 대비를 세게 올립니다.
그래서 본문 색을 맞춰놓고 표지에서 다시 놀라는 경우가 생겨요. 표지 견본은 따로 보셔야 합니다. 표지를 정할 때 무엇을 보는지는 졸업앨범 표지 디자인에 적어두었습니다.
인쇄가 끝난 뒤에는 왜 되돌리기 어려운가
인쇄는 대개 한 장씩 나오지 않습니다.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부수 단위.
그래서 색이 마음에 걸려도 그 페이지만 다시 뽑기가 어려워요. 제본까지 끝났다면 더 그렇습니다.
되돌리려면 인쇄를 다시 걸어야 하고, 그러면 일정이 통째로 밀려요. 졸업식 날짜가 정해진 앨범에서는 이게 제일 아픈 부분입니다.
색을 언제 어떻게 확인하면 되는지는 졸업앨범 상담 안내에 정리해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졸업앨범 인쇄 색감이 화면과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화면은 스스로 빛을 내고 인쇄물은 주변 빛을 되받아 보여주기 때문에 밝기와 선명함이 달라집니다.
시안에서 본 색 그대로 인쇄할 수는 없나요? 완전히 같게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종이 견본을 미리 보면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앨범마다 색이 달라 보이는 것도 정상인가요? 같은 인쇄물이라도 보는 자리의 조명이 다르면 다르게 보입니다. 같은 빛 아래에서 비교해 보세요.
인쇄한 뒤에 색만 고칠 수 있나요? 부수 단위로 다시 인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일정과 비용이 함께 움직입니다. 시안 단계 확인이 안전합니다.
색은 언제 확정하나요? 시안 확인을 마치고 인쇄에 넘기기 직전입니다. 그 뒤로는 바꾸기 어려워집니다.
인쇄에 넘기기 전에
시안 확인 자리에 저는 늘 종이를 한 장 들고 갑니다.
화면만 보고 있으면, 다들 같은 걸 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앨범을 받아 든 날 색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면, 그날 종이를 꺼낸 게 맞았구나 싶어요.
글쓴이: 안영강 · 폴라스튜디오 대표, 현장 촬영 디렉터. 촬영부터 인쇄·제본까지 졸업앨범을 직접 만들어 온 사람입니다. 관련 글: 매거진 스타일 졸업앨범 · 요즘 졸업앨범, 무엇이 달라졌나 · 졸업앨범 제작 기간 · 졸업앨범 상담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