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대학교 졸업앨범
대학교 졸업앨범은 학교가 아니라 학생이 정합니다
한국경제가 2026년 2월 25일에 대학 졸업앨범 판매량을 다뤘습니다. 한 대학은 졸업생 3,885명 중 앨범이 350권 나갔고, 다른 대학은 2,769명 중 100권이었다고 합니다. 그해 졸업준비위원회를 맡은 학생들은 견적서를 받아 들 무렵까지도 이 숫자를 미리 알 방법이 없었을 겁니다.
기사만 놓고 보면 앨범이 안 팔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만드는 쪽에서 보면 먼저 걸리는 지점이 따로 있어요.
대학교 졸업앨범은 초·중·고 앨범과 발주되는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팔리고 안 팔리고는 그 구조에서 따라 나온 결과에 가깝습니다.
이 기사를 처음 읽었을 때는 저도 판매량 숫자만 봤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지 싶었어요.

돈을 내는 사람이 다르면 전부 달라집니다
초·중·고 앨범은 학교가 발주합니다. 담당 선생님이 제작계획서를 쓰고, 학교가 계약을 하고, 비용을 걷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만들 권수가 학년 인원에서 거의 바로 나와요. 전체 학생이 받는 것을 전제로 시작하니까요.
대학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신청하는 것도 학생이고, 돈을 내는 것도 학생이고, 일을 맡아 굴리는 것도 졸업준비위원회라는 학생 조직입니다.
학교가 얼마를 대주느냐는 곳마다 다르지만, 전체 졸업생이 다 받는다는 전제는 대개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학교 졸업앨범은 학생 수만큼 만드는 물건이 아니라 신청한 사람 수만큼 만드는 물건입니다. 이 한 줄에서 나머지가 전부 갈립니다.
부수가 마지막까지 정해지지 않습니다
제작하는 쪽에서 이 구조가 까다로운 이유는 하나, 견적의 뼈대인 부수가 끝까지 확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앨범 한 권의 원가는 부수와 같이 움직입니다. 만들 권수가 절반이 되어도 촬영과 편집에 드는 시간은 절반이 되지 않고, 부수를 따라 줄어드는 건 종이와 제본 정도예요.
그래서 신청이 예상보다 덜 들어오면 그 차이는 재고가 아니라 권당 단가로 나타납니다. 이 계산은 졸업앨범 권당 가격에 자료를 놓고 정리해두었습니다.
부수가 흔들리는 앨범은 저도 만들어 봤습니다. 유치원 앨범과 인원이 적은 곳의 앨범이 그런 자리입니다.
그때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사진을 고르는 게 아니라 명단을 놓고 세는 일이었습니다. 창고에 쌓아둔 종이에서 나는 마른 냄새를 맡으면서, 이걸 몇 연 잡아야 하나 계산하던 시간이요.
몇 권인지가 안 잡히면 종이도 제본도 정할 수가 없으니까요.
대학에서는 이 흔들림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청제라 명단이 마지막까지 열려 있고, 졸업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학생이 있어 학기 중에도 명단이 바뀝니다.
대학 공지들을 보면 촬영일이 신청 마감보다 앞에 잡히는 경우도 있어요. 촬영은 끝났는데 몇 권을 찍을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
공지를 읽다가 잠깐 멈췄습니다. 이 순서면 견적을 어디에 맞춰 잡나.
단체 앨범에서 개인 앨범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같은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어떤 대학은 2021년부터 전체 졸업생을 한 권에 묶는 방식을 접고 개인 앨범 형태로 바꿨고, 다른 대학도 2024년부터 개인 앨범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로 꼽힌 것은 사진을 휴대폰과 클라우드에 두게 된 변화, 그리고 개인정보와 이미지 합성에 대한 불안이었습니다.
모르는 사람 수백 명과 한 권에 묶이는 게 부담스럽다는 감각은 이해가 갑니다. 초·중·고 앨범에서도 초상권 이야기가 해마다 무거워지고 있어요. 이 부분은 초상권 동의서에 따로 적었습니다.
개인 앨범이라 하면 대개 한 사람 몫의 지면을 따로 두는 구성을 말합니다. 다만 대학마다 형태가 달라 그해 방식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이건 다른 물건입니다.
한 권의 면수가 줄고, 대신 사람 수만큼 다른 책을 찍게 됩니다. 편집 품이 부수에 비례해 늘어나는 구조예요.
단체 앨범의 견적서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 어긋납니다.

그래서 무엇부터 정하면 되나
졸업준비위원회가 업체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안에서 먼저 맞춰두면 좋은 것이 있습니다.
올해 방식이 무엇인가. 단체로 묶을지 개인별로 낼지에 따라 견적서의 뼈대가 통째로 달라집니다. 위원회 안에서 무엇부터 정하면 되는지는 졸업준비위원회 앨범 준비에 순서대로 적었습니다.
신청 마감을 언제로 두는가. 인쇄 발주일에서 거꾸로 세는 편이 안전합니다.
받는 사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졸업생만인지, 학과 사무실과 교수 연구실 몫을 두는지. 몇 권 차이지만 배부 단계에서 꼭 걸립니다.
전달 형태를 종이만으로 할 것인가. 파일까지 함께 주는 방식이 늘고 있습니다. 이건 사양이 아니라 신청률에 영향을 주는 항목이라 미리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 항목을 뒤로 미뤘다가 되돌아온 자리를 본 적이 있어요. 아, 이건 신청 받기 전에 정했어야 했습니다.
이 네 가지가 정해지면 견적은 그다음에 자동으로 좁혀집니다. 촬영일을 왜 며칠에 몰아 잡는지는 대학교 졸업앨범 촬영에 따로 적어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대학교 졸업앨범은 초·중·고 앨범과 무엇이 다른가요? 학교가 예산으로 발주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신청하고 부담하는 구조라는 점이 다릅니다. 그래서 만들 부수가 신청 수에 따라 정해집니다.
대학 졸업앨범은 누가 결정하나요? 대개 졸업준비위원회나 학과 단위에서 정합니다. 학교 행정부서는 공지와 장소 지원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청자가 적으면 권당 가격이 왜 올라가나요? 촬영·편집·교정처럼 부수와 무관하게 드는 준비 과정이 그대로 들기 때문입니다. 나눠 가질 권수가 줄면 한 권이 짊어지는 몫이 커집니다.
요즘 대학은 단체 앨범을 안 만드나요? 전체 졸업생을 한 권에 묶는 방식에서 신청자 개인 앨범으로 옮겨간 대학이 있습니다. 다만 대학마다 다르므로 그해 방침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대학교 졸업앨범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부수·면수·판형·제본·용지에서 정해집니다. 그중에서도 신청 부수가 권당 단가를 가장 크게 움직입니다.
부수가 마지막에 정해진다는 것
대학 앨범에서 벌어지는 일은 대부분 한 곳에서 나옵니다. 부수가 마지막에 정해진다는 것.
그래서 순서를 뒤집는 게 도움이 됩니다. 앨범을 어떻게 만들지부터 정하고 신청을 받는 게 아니라, 신청을 어떻게 받을지부터 정하고 앨범을 짜는 쪽이요. 몇 권인지가 잡히면 종이도 제본도 일정도 따라옵니다.
작은 부수의 책을 만들어 본 사람으로서 하나만 덧붙이면, 신청이 적은 게 곧 실패는 아닙니다.
100권이 나가도 그 100명에게는 각자 한 권입니다.
손에 쥐었을 때 표지 모서리가 뻣뻣하게 버티는지, 펼친 지면이 가운데서 접히지 않고 눕는지, 종이를 넘길 때 나는 소리가 얇게 들리지는 않는지. 받는 사람이 느끼는 건 결국 그런 것들이에요. 어떤 항목부터 정하면 되는지는 졸업앨범 상담 안내에 정리해두었습니다.
글쓴이: 안영강 · 폴라스튜디오 대표, 현장 촬영 디렉터. 촬영부터 인쇄·제본까지 졸업앨범을 직접 만들어 온 사람입니다. 관련 글: 졸업준비위원회 앨범 준비 · 대학교 졸업앨범 촬영 · 졸업앨범 권당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