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졸업앨범 단체사진 잘 찍는 법

졸업앨범 단체사진 잘 찍는 법은 줄 세우기가 아닙니다

선생님, 작년 앨범의 단체사진을 보면서 어딘가 아쉬웠던 적 있으세요? 문의를 받다 보면 자주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제작사양서에는 단체사진 몇 컷이라고만 적히는 항목이라 더 그렇고요.

다 나오긴 나왔는데 어딘지 어수선하다는 것.

그 어수선함은 줄이 삐뚤어서 생기는 게 아니에요.

연필을 들고 웃는 아이

저는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부터 봅니다

뷰파인더에 대열이 들어오면 제 눈은 양 끝으로 먼저 갑니다. 보는 순서는 3가지로 정해져 있어요. 끝, 뒷줄, 그리고 가운데.

단체 컷이 흐트러져 보이는 이유는 대개 끝에서 생깁니다. 마지막 아이의 어깨가 프레임에 반쯤 걸리거나, 끝쪽만 간격이 벌어져 있거나. 가운데가 멀쩡해도 양옆이 흘러내리면 사진 전체가 기울어 보입니다.

그래서 끝에 선 아이들을 안쪽으로 조금 당깁니다. 대열은 가운데가 아니라 끝에서 무너지니까요.

졸업앨범 단체사진은 줄을 맞추는 일이 아니라, 모든 얼굴이 가려지지 않게 만드는 일입니다.

졸업앨범 단체사진, 뒷줄에서 앞줄로 내려오며 보는 것

끝이 정리되면 시선이 뒤에서 앞으로 내려옵니다.

뒷줄은 얼굴이 겹치기 쉬운 자리예요. 키 순서로 세워도 겹칩니다. 머리 높이는 키만큼 가지런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뒷줄은 줄이 아니라 얼굴 사이의 틈을 보고 다시 세웁니다. 반 발씩 옆으로, 한 사람 건너 조금 뒤로. 그러면 안 보이던 얼굴이 하나씩 올라옵니다.

한 명이라도 가려지면, 그 아이에게는 이 페이지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앞줄은 문제가 다릅니다. 앉거나 무릎을 굽히다 보니 옷자락과 신발이 제각각이 되기 쉬워요.

가운데에서 보는 건 간격이 아니라 시선입니다

가운데에서 확인하는 건 눈이 한곳으로 모여 있는가입니다. 옆 사람이나 바닥을 보는 얼굴은 사진에 구멍처럼 남아요.

간격은 대체로 저절로 정리됩니다. 아이들이 알아서 카메라 쪽으로 모입니다.

빛도 이 자리에서 다시 봅니다. 대열이 옆으로 길면 한쪽 끝만 볕에 들고 반대쪽은 건물 그림자에 걸려요. 이럴 땐 대열 전체를 그늘이나 볕 안으로 옮깁니다.

한 반을 옮기는 데 2분이면 됩니다. 그 2분이 아까워 그냥 누르면, 나중에 한쪽 줄만 어둡게 나온 사진이 남아요. 여기서 옮겼어야 했는데. 시안을 볼 때 그 생각이 듭니다.

옮기고 나면 대열이 확실히 정리되더군요.

야외 대열은 자리 자체를 잘못 잡으면 손댈 수 없습니다. 운동장에서 무엇을 먼저 보는지는 학교 야외 촬영에 따로 적어두었어요.

책을 들어 보이는 아이들

눈 감김과 표정은 결국 같은 문제입니다

눈 감은 아이가 나오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답은 한 컷으로 끝내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이 모이면 누군가는 감습니다. 왜 하필 같은 순간에 감을까. 그래서 같은 구도로 3~4장을 이어서 찍고, 셔터음이 규칙적으로 들리게 합니다.

감는 타이밍을 아예 맞춰버릴 때도 있어요. 다 같이 감았다 뜨게 하면 뜨는 순간이 겹칩니다.

표정도 여기서 갈립니다. 지시로는 잘 안 나와서, 저는 뒷줄에 말을 겁니다. 뒤가 웃으면 앞줄이 돌아보고 그때 한 번 풀려요. 왜 지시가 통하지 않는지는 표정이 살아있는 졸업사진에 따로 적었습니다.

앞줄부터 웃기려고 하면 오히려 굳습니다. 정면을 보고 있는 쪽이라 시선을 의식합니다.

촬영하다 보면 다 같이 찍는 게 처음이라는 말이 튀어나올 때가 있어요.

그 말이 나오면 그다음 컷이 제일 낫습니다. 이 표정이면 됐다 싶은 순간이 있어요.

곱은 손도 이때 정리합니다. 추운 날은 손이 죄다 주머니에 들어가 있어서, 꺼내게만 해도 대열이 단정해져요.

단체사진 촬영, 학교가 도와주면 달라지는 것

학교에서 미리 정해두시면 좋은 건 2가지예요.

교실에서 대열 순서를 정해 나오면 운동장에서 다시 세우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 시간이 곧 표정이 굳는 시간입니다.

담임 선생님이 카메라 옆에 서 계시면 시선이 훨씬 잘 모입니다. 왜 그런지는 표정이 살아있는 졸업사진에 적었습니다.

겉옷도 벗을지 입을지만 반별로 정해두면 좋아요. 이런 건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조정하는 영역이라, 미리 정리될수록 촬영에 쓸 시간이 남습니다.

당일에 챙길 것들은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졸업앨범 촬영 준비물을 참고하시면 반별로 나눠 안내하기 편하실 거예요.

촬영 순서도 미리 받아두면 좋습니다. 어느 반이 몇 시에 나오는지가 정해져 있으면 대기가 줄고, 대기가 줄면 표정이 덜 굳어요. 운동장에 반 전체를 세워놓고 앞반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제일 아깝습니다.

한 학년을 다 찍고 나면 셔터음이 귀에 남습니다. 그날 몇 반을 세웠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어느 반에서 웃음이 터졌는지는 남아요.

반 전체가 다시 모이기 어려운 학교라면 촬영일을 어떻게 잡을지부터 함께 보는 편이 낫습니다. 졸업앨범 상담 안내에 무엇을 먼저 정하면 되는지 적어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졸업앨범 단체사진 잘 찍는 법이 따로 있나요? 줄을 맞추기보다 모든 얼굴이 보이는지, 시선이 모였는지를 먼저 봅니다. 문제는 대개 끝과 뒷줄에서 생깁니다.

단체사진에서 눈을 감으면 어떻게 하나요? 같은 구도로 여러 컷을 찍어 대비합니다. 다 같이 감았다 뜨게 해서 뜨는 순간을 맞추기도 합니다.

키 순서로 세우면 되나요? 키 순서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머리 높이가 달라 겹치기 때문에 얼굴 사이 틈을 보고 다시 조정합니다.

아이들 시선이 흩어지면 어떻게 하나요? 뒷줄에 말을 걸어 앞줄이 돌아보는 순간을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지시로 한 번에 모으기는 어렵습니다.

학교에서 미리 준비할 게 있나요? 대열 순서를 교실에서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줄을 세우는 시간이 줄면 촬영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단체사진의 결과를 가르는 건 줄의 반듯함이 아닙니다. 얼굴이 다 보이는가, 시선이 모였는가, 표정이 굳기 전에 눌렀는가. 여기가 맞으면 줄이 조금 어긋나 있어도 좋은 사진으로 남습니다.

앨범을 펼친 사람은 대열을 보지 않고 자기 얼굴부터 찾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우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보는 데 시간을 씁니다.


글쓴이: 안영강 · 폴라스튜디오 대표, 현장 촬영 디렉터. 촬영부터 인쇄·제본까지 졸업앨범을 직접 만들어 온 사람입니다. 관련 글: 학교 야외 촬영 · 졸업앨범 촬영 준비물 · 졸업앨범 사진 이상하게 나왔을 때 · 졸업앨범 상담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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