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국제학교 졸업앨범
국제학교 졸업앨범은 일반 학교 앨범과 어디가 다른가
국제학교 앨범을 만들어 달라는 연락을 받으면, 저는 제작사양서를 열기 전에 늘 같은 질문부터 드립니다. "그동안 앨범을 어떤 형태로 만들어 오셨나요?"
일반 학교라면 굳이 안 여쭤봐도 되는 질문입니다. 대개 형태가 정해져 있으니까요. 그 형태가 무엇인지는 학교 졸업앨범이란에 적었습니다.
그런데 국제학교는 학교마다 답이 다릅니다. 그리고 그 차이가 이후의 모든 일정을 정합니다.
저는 국제학교 두 곳의 앨범을 실제로 만들어 봤습니다. 그때 일반 학교 앨범과 무엇이 달랐는지를 적어둡니다.

인원이 적다는 것이 실제로 바꾸는 것
국제학교 졸업앨범은 인원이 적어 학생 한 명의 비중이 크고, 졸업반이 아니라 한 해 전체를 담는 이어북 형식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일반 학교 앨범과 다릅니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건 인원입니다.
학년당 학생 수가 적으면 일이 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성격이 달라집니다.
학생 한 명이 앨범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훨씬 커지거든요.
학급 수가 넉넉한 곳에서는 한 학생이 몇 장면에 들어가는 게 보통인데, 인원이 적은 학교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지면에 계속 등장합니다.
그래서 촬영에서 신경 쓰는 지점이 바뀝니다. 잘 나온 컷을 고르는 일보다, 모든 학생이 고르게 담겼는지를 보는 일이 더 중요해집니다.
인원이 적을수록 누가 적게 나왔다는 게 눈에 바로 보입니다. 받아 든 학부모도 압니다.
빠진 학생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촬영 단계에서부터 명단을 옆에 두고 갑니다. 이건 인원이 적어야 가능한 방식이기도 해요.
졸업반만이 아니라 한 해를 담습니다
국제학교에서는 졸업생 페이지 중심이 아니라, 한 해 전체를 담는 구성을 요청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째 차이가 이 형식이에요.
전 학년의 활동, 행사, 동아리, 스포츠까지 들어가는 형태입니다.
이어북이란 글에 형식 자체는 따로 정리해 뒀는데, 제작하는 쪽에서 달라지는 건 결국 촬영 시점이에요.
졸업 시즌에 며칠 몰아서 찍고 끝나지 않습니다. 학사일정 전체에 촬영이 흩어집니다.
행사는 다시 열리지 않으니 그날 못 담으면 그 지면은 비어요.
체육관에서 열린 행사 하나를 놓친 적이 있습니다. 마룻바닥 냄새가 아직 남아 있는 텅 빈 관중석을 나중에 혼자 서서 봤어요. 아, 이건 일정표를 먼저 받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형식이면 학년 초에 학교 일정표를 받아 촬영 계획부터 세웁니다. 무엇을 담을지 뒤늦게 정하면 이미 지나간 행사가 생깁니다.
이름을 어떻게 적을 것인가
이름 표기는 정답이 없고 학교 방침이 곧 기준입니다. 세 번째 차이가 이 표기인데, 사소해 보여도 실제로 가장 자주 되돌아오는 부분이에요.
영문 이름만 넣을지, 한글을 함께 적을지, 병기한다면 어느 쪽을 앞에 둘지.
학교 명칭과 학년 표기를 어떤 언어로 쓸지.
여기에 학교 안내문이 영어로 나가는지 이중 언어로 나가는지까지 얽힙니다.
다만 시작할 때 정하지 않으면 시안 단계에서 전면 수정이 됩니다. 표기 규칙은 한 페이지만 바꾸는 일이 아니라 앨범 전체를 훑는 일입니다.
여권 표기와 학교 기록의 철자가 서로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인쇄를 넘기기 전에 저는 교정지를 형광등 아래 펼쳐 놓고 이름을 한 줄씩 짚어 내려갑니다. 종이 넘기는 소리만 한참 이어지는 시간이에요.
이건 시안이 아니라 명단 단계에서 잡았어야 했구나. 그 생각을 매번 그 자리에서 합니다.

정해진 형식이 없다는 것 — 자유이자 숙제
일반 학교 앨범은 대체로 관행이 있습니다. 어떤 지면이 들어가고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서로 알고 시작해요.
국제학교는 그 기준이 학교 안에 있습니다.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고, 동시에 무엇을 원하는지를 학교가 직접 정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이 단계가 일의 절반입니다. 처음에는 이야기가 길어질 때마다 진도가 안 나간다 싶었습니다. 지금은 반대로 봅니다.
촬영이나 인쇄보다 담당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깁니다. 그게 낭비가 아니라, 여기서 정리되지 않은 것은 반드시 시안 단계에서 다시 올라옵니다.
막막하다고 하시면 저는 한 가지부터 여쭙니다. 이 앨범을 누가 언제 펼칠 것 같은지. 졸업생이 몇 년 뒤에 볼 물건인지, 재학생 가정이 그해에 볼 물건인지에 따라 담을 것이 달라집니다. 그 답이 정해지면 나머지는 대체로 따라옵니다.
부수가 적은 앨범
문의 중에 이런 말씀을 꽤 자주 듣습니다. "인원이 적어서 맡아 줄 곳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앨범은 부수가 많을수록 한 권당 단가가 내려가는 물건이라, 규모가 작으면 조건이 불리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국제학교나 대안학교, 소규모 학교가 공통으로 겪는 지점이에요.
저희는 유치원 앨범을 오래 해왔습니다. 처음부터 적은 부수를 기준으로 일해 온 셈이고, 그래서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사양을 낮춰 잡지 않습니다.
부수가 적어도 하드커버 모서리를 손끝으로 훑었을 때 걸리는 그 단단한 느낌은 같아야 하니까요. 같은 고민은 대안학교 졸업앨범 쪽에도 따로 적어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국제학교 졸업앨범은 일반 학교 앨범과 무엇이 다른가요? 인원이 적어 학생 한 명의 비중이 크고, 졸업반만이 아니라 한 해 전체를 담는 이어북 형식을 요청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어북 형식으로 만들려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촬영이 한 시기에 몰리지 않고 학사일정 전체에 흩어집니다. 그래서 학년 초에 촬영 계획을 함께 짜야 합니다.
이름을 영문으로만 넣어야 하나요? 학교마다 다릅니다. 영문만, 한글 병기, 둘 중 무엇을 앞에 둘지까지 학교와 먼저 정하고 시작합니다.
인원이 적은 학교도 앨범 제작이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부수가 적은 앨범 문의를 자주 받고, 저희는 그 규모를 기준으로 사양을 잡습니다.
정해진 앨범 형식이 없는데 어디서부터 정해야 하나요? 앨범을 누가 언제 펼칠지부터 정하시면 됩니다. 그 답이 페이지 구성과 분량을 대부분 결정합니다.
어려운 게 아니라 정해진 게 없을 뿐
국제학교 앨범이 어렵다는 말을 가끔 듣는데, 제 생각에는 어려운 게 아니라 정해진 게 없을 뿐입니다.
인원이 적어 한 사람의 비중이 크고, 담는 범위가 한 해 전체로 넓고, 표기 규칙을 학교가 직접 정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앞에서 정리되면 그다음은 일반 학교 앨범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국제학교 상담에서 촬영 이야기를 뒤로 미룹니다. 무엇을 만들지부터 함께 정하는 게 결국 빠릅니다. 학교 상황에 맞춰 무엇부터 정하면 좋을지 궁금하시면 졸업앨범 상담 안내를 참고해 주세요.
글쓴이: 안영강 · 폴라스튜디오 대표, 현장 촬영 디렉터. 촬영부터 인쇄·제본까지 졸업앨범을 직접 만들어 온 사람입니다. 관련 글: 이어북이란 · 대안학교 졸업앨범 · 졸업앨범 상담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