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졸업앨범 가정통신문
졸업앨범 가정통신문은 두 번 나갑니다
졸업앨범 가정통신문은 담당 선생님이 학기 중에 반드시 한 번은 붙잡게 되는 문서입니다. 그런데 막상 앉으면 무엇부터 적어야 할지가 애매해요. 앨범 이야기라는 건 분명한데, 물어보는 건지 알리는 건지가 섞이기 시작하면 문장이 길어집니다.
이 문서는 성격이 다른 두 장으로 나눠 생각하면 훨씬 간단해집니다.
갓 복사기에서 나온 통신문은 아직 따뜻하고 토너 냄새가 납니다. 그 한 장이 학년 전체 가정으로 나가는 문서예요.
통신문을 앞에 두고 헷갈리는 지점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그 순서대로 적어볼게요. 다만 서식과 절차는 학교 방침에 따라 다르므로 최종 기준은 학교 지침을 따르셔야 합니다.
졸업앨범 가정통신문은 보통 수요조사와 구입 안내로 두 번 나갑니다. 목적이 다른 문서라 한 장으로 합치면 회신이 흐려져요.

통신문은 목적이 다른 두 장입니다
첫 번째는 수요조사입니다. 몇 명이 살 것인지 파악하는 문서예요.
이 숫자가 있어야 제작 부수가 정해지고, 부수가 정해져야 견적과 일정이 움직입니다.
두 번째는 구입 안내입니다. 확정된 내용을 알리고 실제 신청과 납부를 받는 쪽이죠.
둘을 한 장으로 합치면 문제가 생깁니다.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확정된 것처럼 적게 되거나, 반대로 "추후 안내"가 너무 많아져서 학부모가 무엇에 회신해야 하는지 모르게 돼요. 회신율이 떨어지는 통신문은 대개 이 경우입니다.
수요조사 통신문에 들어가야 할 것
이 단계의 목적은 하나입니다. 살 것인지 아닌지를 아는 것.
구매 의사 확인. 예/아니오로 끝나게 만드는 게 좋습니다. 여기에 희망 부수를 함께 물으면 조부모님 몫까지 파악돼서 나중에 추가 신청을 덜 받게 됩니다.
회신 기한. 날짜를 굵게 적고, 회신 방법도 함께 적습니다.
이 기한을 학년 초에 학사일정과 나란히 놓고 미리 잡아두면 나중에 훨씬 편합니다. 그 시기에 무엇을 먼저 표시해 두는지는 봄 졸업앨범 준비에 적어뒀습니다.
금액이 미정이면 미정이라고 적기. 이 부분을 가장 많이 망설이시는데, 미정이라고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부수에 따라 단가가 달라지는 구조라 조사 단계에서 정확한 금액이 나오기 어렵고, 임의로 적은 예상 금액이 확정가와 달라지면 그때부터 설명이 필요해집니다.
"부수 확정 후 별도 안내"라는 한 줄이면 충분해요. 이 한 줄을 넣지 않고 나간 통신문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 여기서 미리 여쭤봤어야 했더군요.
촬영 동의와의 관계. 초상권 동의서를 같은 시기에 배포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함께 보내는 건 괜찮지만 회신란은 나눠 두셔야 해요. 구매 의사와 촬영 동의는 다른 문제인데, 한 칸에 묶이면 앨범을 안 산다는 회신이 촬영을 거부한다는 뜻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촬영 동의는 촬영 전에 회수가 끝나 있어야 하는 문서라 특히 그렇습니다.
구입 안내 통신문에 들어가야 할 것
수요가 파악되고 업체와 내용이 확정된 뒤에 나가는 문서입니다.
확정된 내용. 금액, 신청 방법, 납부 기한. 이 세 가지가 한눈에 보이면 됩니다.
수령 시기와 방식. 언제쯤 나오는지, 학교에서 배부하는지, 졸업식 전인지 후인지. 여기가 비어 있으면 문의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항목입니다. 정확한 날짜를 못 박기 어려우면 시기만이라도 적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인쇄와 제본 일정은 앞 단계가 밀리면 같이 밀리기 때문에, 졸업앨범 마감 일정을 업체와 먼저 맞춰본 뒤에 이 칸을 채우시면 안전합니다.
미구매 학생에 대한 배려. 이게 가장 자주 빠집니다.
앨범을 사지 않는 학생도 촬영에는 참여하고 앨범에 실린다는 점, 구매 여부가 학교생활에서 드러나지 않게 처리된다는 점을 한 줄 적어두면 좋습니다.
학부모가 가장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이 정확히 여기라서, 이 문장 하나로 문의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처음에는 굳이 적을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지금은 제일 먼저 넣으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자주 빠지는 항목
현장에서 보면 빠지는 자리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 문의처 — 담당 부서나 담당자를 적는 칸. 없으면 교무실 대표번호로 전부 몰립니다. - 개인정보 처리 안내 — 신청서에 이름과 연락처를 적게 되므로 학교 지침에 맞춰 넣습니다. - 미회신 시 처리 기준 — 답이 없으면 미구매로 보는지 아닌지. 이걸 적어두면 나중에 "우리는 신청한 줄 알았다"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회신 관리 — 기한 뒤에 오는 회신
기한을 적어도 회신은 기한 뒤에도 들어옵니다.
가방 밑에서 며칠 눌려 있다가 돌아오는 종이가 꼭 몇 장 있어요. 손끝에 접힌 자국이 까끌하게 걸리는 그 종이들이요.
담임 선생님 책상 위에서 그것들이 따로 한 뭉치가 됩니다. 종이 넘기는 소리만 한참 나는 시간이 그때입니다.
이건 막을 수 없는 일이라 처리 기준을 미리 정해두는 쪽이 현실적이에요.
기준을 잡는 지점은 인쇄 부수를 업체에 넘기는 시점입니다. 그 전까지는 부수 조정이 되지만, 넘어간 뒤에는 추가 제작이 별도 건이 됩니다. 그래서 회신 기한보다 이 시점을 실질적인 마지막 선으로 두시는 게 맞습니다.
늦은 회신이 쌓이면 한 번에 모아 처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한 건씩 업체에 전달하면 부수가 계속 흔들려서 견적이 다시 나오게 돼요.
미회신 가정에는 마감 전에 한 번 더 확인이 나가면 좋습니다. 회신하지 않은 것과 사지 않겠다는 것은 다른데, 문서만으로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졸업앨범 가정통신문은 몇 번 나가나요? 보통 수요조사와 구입 안내로 두 번 나갑니다. 목적이 다른 문서라 한 장으로 합치면 회신이 흐려집니다.
금액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통신문을 내도 되나요? 됩니다. 미정이라고 적고 확정되면 다시 안내한다는 문장을 넣으면 됩니다. 임의 예상 금액을 적는 편이 더 위험합니다.
초상권 동의서와 같이 보내도 되나요? 함께 보내는 학교가 많습니다. 다만 회신란은 나눠 두어야 구매 의사와 촬영 동의가 섞이지 않습니다.
회신 기한이 지나서 오는 회신은 어떻게 하나요? 언제까지 받아줄지를 내부적으로 미리 정해두면 됩니다. 인쇄 부수를 넘기는 시점이 실질적인 마지막 선입니다.
앨범을 사지 않는 학생은 촬영에서 빼야 하나요? 구매 여부와 촬영 여부는 별개입니다. 통신문에 이 점을 한 줄 적어두면 문의가 크게 줄어듭니다.
두 번 나가는 문서라고 보면
통신문 한 장을 잘 쓰면 그 뒤의 전화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한 칸이 비어 있으면 그 칸에 대한 문의가 전부 담당 선생님께 갑니다.
수요조사에서는 살 것인지를 묻고, 구입 안내에서는 확정된 것을 알린다. 이 구분만 지켜도 문장이 저절로 정리됩니다.
부수와 일정, 사양처럼 통신문에 적어야 하는데 아직 비어 있는 칸이 있으시면 졸업앨범 상담 안내를 통해 먼저 확인하셔도 됩니다. 통신문이 나간 뒤에 내용이 바뀌는 것보다, 나가기 전에 채워두는 편이 서로 편합니다.
글쓴이: 안영강 · 폴라스튜디오 대표, 현장 촬영 디렉터. 촬영부터 인쇄·제본까지 졸업앨범을 직접 만들어 온 사람입니다. 관련 글: 초상권 동의서 · 졸업앨범 마감 일정 · 졸업앨범 상담 안내